Dev. Life

2019년 하반기 신입 개발자 구직 이야기

DevOwen 2020. 1. 13. 09:00

이번에도 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ㅎㅎ

이 때가 정말 좋았다. ㅋㅋ @피렌체

나는 작년 하반기 취업 준비를 했었다. 약 4개월 정도(8월 ~ 11월) 했던 것 같다. 8월에 대학교를 수료 상태로 만들어 놓고 졸업을 한 학기 유예했다. 학점을 다 채우고 바로 졸업을 하는 것이 좋은지, 취업 될 때 까지 졸업을 유예하는 게 좋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졸업식이 2월에만 있는 학교를 다녀서, 졸업을 당장 빨리 할 이유가 딱히 없었기에.. 미뤘다 ㅎ

8월에 열심히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그리고 원서를 넣을 때 마다 수정했다 ㅎㅎ 아래는 내가 11월쯤 수정한 마지막 이력서 버전이다. 되게 많은 이력서들을 보고, 개발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첨삭 서비스도 한 번 받고 하면서 많이 다듬었다. 신입이었기 때문에 많은 내용이 없으므로 한 장으로 압축하려고 노력했고, 많은 내용을 넣기 보다는 꼭 필요한 내용만 담으려고 노력했다. 한 눈에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주려고 애를 많이 썼다. 아직 기술적인 설명이 많이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력서_오원종.pdf
0.11MB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나서는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쭉 적어 보았다. 노션 페이지로 테이블을 하나 만들었는데, 신입 또는 3년 이하 경력의 주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직군을 뽑는 회사는 다 넣었던 것 같다. 여러가지 기준들을 스스로 만들어 보았는데, 내가 일단 리스트에 확실하게 넣지 않은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대기업

  • SI 업체

  • 잡플래닛 평점 3.0 이하

하나씩 설명을 하자면 먼저 대기업은... 내가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몇 천명, 몇 만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회사에서 신입 개발자가 끼칠 수 있는 영향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무방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지가 되게 중요한 기준이었기에, 대기업은 걸렀다. SI도 걸렀다. 나는 내 회사의 개발물을 만들고 싶었다. 남의 프로젝트를 대신 해주는 건 성취감도 떨어지고, 크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평점 3.0 이하는 5점 만점에서 긍정적인 리뷰보다 부정적인 리뷰가 많다는 의미인데, 물론 어느 회사나 긍정적인 리뷰만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리뷰가 부정적인 리뷰보다 많은 회사를 가고 싶었다. ㅎㅎ

이렇게 필터를 한 번 씌우고 나서 약 20개 정도의 기업 리스트를 추려보았는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지표는 다음과 같았다.

  • 신입을 뽑는가

  • 엔지니어가 서비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가

  • 기술 블로그가 있는가

  • 서비스가 매력적인가

  • 엔지니어 비중이 절반 이상인가

이와 같은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우고 위에서 언급한 20여개의 그룹을 정렬 후 Group A/B/C 로 나누었다. A 등급은 '정말정말 가고 싶은 회사', B 등급은 '엄청 가고 싶은건 아니지만 조건이 좋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회사', C 등급은 '파격적인 대우가 아닌 이상 크게 가고 싶지는 않은 회사' 정도로 나누었다. 그리고 나서 보니 굳이 C 등급에 있는 회사를 원서 쓸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B 등급 아래에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선호도 역순으로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B-' -> 'B' -> 'B+' -> 'A-' -> 'A'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건 상시 채용을 하는 회사 기준이다. 중견 기업 규모 이상의 IT 회사들은 공채도 있었는데, 공채도 4군데 정도 지원을 했다. 공채를 엄청 많이 쓰진 않았다. 애초에 공채로 뽑는 대기업을 필터로 걸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ㅎㅎ

2주에 한 번 3~4개씩 입사 지원서를 냈다.(상시채용 직군) 그 중 서류를 통과하는 경우는 20~30% 정도? 그럴 때 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다시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서류 통과율이 조금씩 올라갔던 것 같다. 초반에는 불합격 메일을 받는게 익숙치 않아서 받을 때 마다 조마조마 하면서 보고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하도 받다보니 이젠 메일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무덤덤해졌다. 개발 직군은 서류에서 자기소개서를 엄청 빡세게 쓰진 않았던 것 같고 간단하게 적거나, 없는 경우도 많았다. github 주소를 물어보는 곳은 많았다. 스타트업의 경우 메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만 보낸 곳도 있었다. 

공채를 쓴 4군데 회사는 결과적으로 모두 불합격했다. 2개는 코딩테스트에서 걸러졌고, 2개는 오프라인 시험에서 걸러졌다. 코딩테스트와 CS 기본지식(ex. 네트워크, 운영체제, 자료구조, DB 등)은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IT 회사에 지원할 때는 프로젝트 경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비전공자다보니 약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올해 이런 부분을 조금 보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계획은 있는데 실행을 언제 하지?) 아무튼 공채에 생각보다 일찍 광탈해 버려서 ㅋㅋ 좋은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시채용 지원에 집중할 수 있었다.

코딩테스트는 입사할 때는 정말 중요하다. 입사 후에는 글쎄...

서류를 합격한 회사들은 보통 다음 단계로 코딩테스트(N사, K사 등)를 보거나, 화상 면접(B사)을 바로 보거나, on-site 기술 면접(V사)으로 바로 갔다. 과제를 주는 회사도 많은 걸로 들었는데 나는 없었다.(애초에 표본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코딩테스트의 경우는 약간 실무적인 역량을 묻는다기 보단 논리적인 생각을 잘 하는지 기업 입장에서 필터링 하는 목적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딩테스트가 실무를 하는 데에 필요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 회사를 가려면 코딩테스트를 통과해야 되니... 미리미리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자. 나같은 경우는 약 8~10개월 정도 잡고 백준에서 200문제 정도 풀어봤는데, N사와 K사 공채 코딩테스트(경쟁률이 어마무시한것 같다)를 빼고는 나머지 코테는 다 붙었던 것 같다. 기업마다 코딩테스트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진짜 천차만별인데, 내 경험상으로 6개월~1년 정도 잡고 백준 사이트에서 150~200문제 정도 풀면 80% 이상의 기업 코딩테스트는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

나는 화상 면접(B사) 한 번, 전화 면접(N사) 한 번을 봤다. 결과는 둘 다 불합격. 하나는 스타트업, 하나는 중견기업이었는데 물어보는 질문이 완전 달랐다. 전자는 화상으로 코딩을 하면서 설명해 보는 질문을 받았고 Markup, JavaScript, 알고리즘 이렇게 하나씩 질문을 받았다. 후자는 음성으로만 진행했고 CS 전공 지식을 설명하는 유형의 질문을 받았다. 후자의 경우 대답을 하면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을 반복해서 하셔서 내 지식의 끝이 어디인지를 파고드는 느낌을 받았다. 면접도 정말 많은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긴장하니 잘 아는 것들도 대답을 잘 못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면접을 보면 볼수록 점점 익숙해져서 3번째 정도 되니 진짜 편하게 면접을 보고 온 것 같다.

on-site 면접(V사)의 경우 두 번에 나누어서 봤는데, 기술적인 내용을 묻는 1차 면접과 문화적인 핏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2차 면접으로 이루어 졌고 각각 나 혼자서 보는데 1시간 반 ~ 2시간 정도씩 썼던 것 같다. JS로 기능을 구현하는 과제를 즉석에서 받아서 구현하고, 이를 면접관들에게 설명한 뒤, 내 이력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들을 받았다. 컬처 면접은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는 것 같았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면접 경험은 많이 가지고 있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높은 회사를 뒤에 쓰라고 말하는 것 같다. 화상 면접이든 전화 면접이든, on-site 면접이든 많은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떨어지는 걸 두려워 하지 말자)

구직 초반에는 거의 다 서류에서 떨어져서 심리적으로 되게 힘들었었다. 그래서 사람들도 일부러 잘 안만나고 다녔다. 취준을 하면서 느낀 것은, 불합격을 한 것 자체에 좌절을 한다기 보단, 이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내가 갈 수 있는 회사가 얼마든지 보인다는 것이다. 25번 정도의 입사지원을 하고 7번의 코딩테스트를 보고 3번의 면접을 보고 내가 느낀 결론이다. 모든 취준생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