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 Life

코딩 국비교육 과정에 대한 솔직한 후기

DevOwen 2019. 1. 18. 09:00



(본문에 앞서, 저의 솔직하고 주관적인 후기임을 먼저 밝혀드립니다.)


작년 여름, 나는 6개월짜리 웹 개발 국비지원 과정을 수강하였다.


당시 나의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영국에서 교환학생을 돌아온 직후였고, 거기에 있는동안 너무 잘 놀고 와서 ㅋㅋ 코딩을 좀 제대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시기였다. 인터넷 강의는 이전에도 몇 번 들어보았는데 강제성이 없어서 그런가 끝까지 완강을 못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뭔가 항상 시작을 하고 흐지부지 되는게 싫었고, 그렇다고 혼자서 무언가를 하자니 할줄 아는 것이 거의 없던 상황이어서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제대로 코딩을 배워보고 싶었다.


가장 먼저 알아본 건 패스트캠퍼스나 코드스테이츠, 코드스쿼드 등의 부트캠프였다. 나는 가을학기 휴학을 생각하고 있었고,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풀타임으로 낼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주변에 직접 아는 사람 중에서는 이런 부트캠프를 다녀본 사람이 없어서 온라인으로 여러 후기 등을 알아보고는 했다. 커리큘럼은 완벽했다. 정말 필요한 부분들 위주로 배우고 강사님들도 실력있는 분들이신 것 같았다. 관리도 잘 되는 것 처럼 보였다. 마지막에는 프로젝트 식으로 결과물까지 만들어보는 부트캠프는 수강을 하게 되면 도움이 정말 많이 될 것 같았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한 달에 100만원 전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나는 이 비용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공부를 하면서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일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내 힘으로 이루어 보고 싶었다. 부트캠프를 시작하면서는 풀타임으로 수업을 하며 수업 외에 시간에도 공부를 계속 해야 할 것 같아서 현실적으로 알바, 과외 등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이 선택지는 과감히 포기했다.


두 번째로 알아본 건 인터넷강의+교재로 독학이었다. 영어로 된 강의를 이해하는 데에 크게 어려움이 없어서 Udemy 같은 사이트에서는 400여 강짜리 대규모 강의가 한화 11,000원에 할인해서 판매를 하고 있었고, 퀄리티도 좋았다. Udacity는 자세히는 보진 않았는데 조금 비쌌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Coursera는 Web쪽은 조금 옛날 버전의 강의인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다른 분야는 모르겠다. 나는 주로 웹 개발 쪽으로만 확인했고 그중에서도 Front-end 쪽을 위주로 찾아보았다.) 인터넷 강의를 잘 활용한다면, 강의와 함께 기본서 한 두권 정도로 충분히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선택지는 며칠 지나지 않아 나 자신을 돌아보고 포기했다. 우선 내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영국에서 살았던 삶을 돌아보았다. 학교 과제, 시험 공부도 안했다 ㅋㅋㅋㅋ 그런 내가 혼자서 공부를 6개월동안? 물론 첫 1~2주는 열심히 할 수 있겠지만... 오래 가질 못 할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래서 두 번째 선택지도 나가리.


그래서 세 번째로 알아본 선택지가 코딩 국비지원 과정이었다. 풀타임 수업비 전액 지원 + 매달 훈련장려금으로 약 30만원까지 혜택이 괜찮았다. 그리고 커리큘럼 표도 확인을 해 보았는데, (그 당시엔) 참 괜찮아 보였고 필요한 것들을 다 다룬다고 생각했었다. 여러 모로 만족스러웠고, 주변에 코딩 국비지원 과정을 수강해 본 사람이 있으면 직접 물어보고 했을 텐데 없었으므로 과감하게 이 선택지로 결정을 했다.


7월부터 19년 1월까지 웹 프레임워크를 여러가지 배우는 과정이다. 커리큘럼 표에는 

HTML, CSS, Javascript, jQuery, 

Angular, React, Vue, 

Java, JSP, Spring,

Python, Django,

MySQL, Oracle 

이렇게 배우고 한달동안 프로젝트까지 모두 6개월에 한다고 나와 있었다.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몰랐다. 이걸 6개월 동안에 다 배우고 프로젝트까지 한다는 건 미.친.짓이고 절대로 제대로 할 수 없는 분량이라는 걸 말이다.


첫날 수업에는 한 서른 명 가까이 있었고 2주 안으로 열 명 정도가 나갔다. 그리고 17명 정도가 꾸준하게 과정을 진행했었다. 첫 날 자기소개를 하는데 일단 대부분 남자였고 나이대는 20대 중~후반이 제일 많았으며 30대 분들도 몇 분 계셨고 40대 초반 분이 제일 연장자셨다. 컴퓨터쪽 전공자도 여럿 보였지만 비전공자가 더 많았고 개발과 완전 상관없는 일을 하다가 오신 분들도 꽤 많이 계셨다. (내 옆에 앉아계신 분은 코딩 수업을 들으면서 마케팅 직군 채용공고 자소서를 쓰고 계시더라 ㅋㅋ) 


솔직한 후기니까 솔직하게 말하면 같이 수업을 듣는 수강생 전반적으로 친해지기 쉬운 분들은 아니었다. 조금 사회성이 부족해 보이는 분들도 있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약간 이상한 커뮤니티(?) 하시는 분들도 좀 있었던 것 같고 암튼 나랑은 잘 맞지 않은 분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여긴 학교도 아니고 직장도 아니고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조직이었는데 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개썅마이웨이로 가기로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결정을 했다. 수업을 들을 때 분위기 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걸 여기서 많이 느꼈다. 


강사님은 처음에 시작하신 분이 3개월 정도 하시고 갑자기 다른 강사님으로 바뀌었다. 강사님에게 몇 번 질문을 드려 보았는데 명쾌한 대답을 받지 못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강의력은 그래도 괜찮으신 편이었다. 다만 코딩이라는 분야가 강의를 열심히 듣는다고, 혹은 이해를 잘 한다고 바로 코딩을 잘 하게 되는게 아니라는 점은 꼭 알아야 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열심히 따라 치는데.... 이걸 이해하고 따라치는 건지, 그냥 따라치는 건지 솔직히 잘 몰랐던 적이 더 많았다. 내 머리에서 나와서 내 손으로 직접 치는 코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수업에 회의감이 들다 보니 수업은 훈련수당을 받을 수 있는 최저기준인 출석률 80%만 겨우 맞추면서 내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냥 내가 혼자서 자바스크립트로 작은 프로젝트를 해보고, 알고리즘 스터디를 진행하였으며, IT서비스 쪽으로 창업한 선배랑 프로젝트+스터디 개념의 미팅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내 나름대로 채워 나가려고 참 노력을 많이 했다. 물론 실패도 많이 했고 넘어지기도 많이 넘어졌다. 자바스크립트 프로젝트는 오지게 삽질 하다가 한 달 정도 하다가 다른 더 중요한 것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놓게 되었고, JSP로 게시판 만드는 건 하다가 더럽게 재미없어서 때려쳤다.


그런데 신기한건 정말 허졉하고 조잡하더라도 내가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면서 내 머리와 내 손으로 짠 코드로 이루어진 프로젝트는 몇 달 뒤인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고, 수업에서 따라치던 코드는 지금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나중에 면접에 가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후자가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많기는 했지만 전자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리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가 들었던 과정의 경우는 커리큘럼대로 다 나가지 않았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 싶었고 위에서 언급한 커리큘럼 중 React를 제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초반에 HTML, CSS, JS, jQuery 조금 하다가 그다음에는 거의 3달동안 Java, JSP만 하고... Spring을 5개월 차에 시작했다(11월 초), 그리고 나서 Angular를 일주일 했다. 그것도 1인가 2를. 나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커리큘럼에도 정말 실망을 많이 했다. 물론 커리큘럼을 애시당초 말이 안 되게 짰고 그걸 보고도 끄덕끄덕 하면서 이 과정을 시작한 내가 결과적으로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국비지원 과정을 점점 집중하지 못했고, 그 이유가 노느라 그랬다기 보단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여기서 채워주지 못하고 기관, 강사, 수강생, 커리큘럼 등 여러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오히려 외부 사람들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알고리즘 문제 풀면서 코드리뷰하고 학교 선배와 자바스크립트&GIT을 스터디 하는 시간들이 더욱 더 의미 있었다. 그리고 나는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5개월이 조금 지난 후 중도에 그만두었다. 



물론 도움이 되는 부분도 돌이켜보면 많이 있었다. 데이터가 어떻게 클라이언트에서 서버로 이동하는지, DB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이론적인 점에서 배운 것들이 꽤 있었다. 강사님도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말 열심히 가르쳐 주셨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짧은 시간동안에 많은 분야의 내용을 빠르게 배울 수는 있었던 것 같다. 컴퓨터 비전공자인 내 입장에서는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코딩에 기초가 정말 없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듣는 것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나처럼 코딩을 새로 배워서 무언가를 만들어 보거나 취업을 할 목적이라면... 코딩 국비지원 과정 하나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이 과정을 들어라 말아라 대답은 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이야기 하고 싶은 점은 이 과정을 듣던 안 듣던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으로 코드를 구현해 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비과정을 하루 8시간씩 듣는 동안은 그걸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없을 수도 있고 대부분 강사의 코드를 따라치기 바쁘다. 국비과정을 들으면서 방금 말한 '자발적 코딩'을 충분히 할 여력을 낼 수 있다면 그렇게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비과정을 듣는 것 보다는 하루에 몇 시간씩 정해놓고 집이든 까페든 어디서든 '자발적 코딩'을 하면서 모르는 부분은 StackOverFlow나 구글, 생활코딩, OKKY 등에서 물어보고 주변 아는 개발자 친구한테 물어보면서 개발을 하는게 훨씬 더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했던 착각, 헛된 생각, 또는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